시각장애인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고양이 수염의 비밀
고양이 수염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해서 한 올 한 올 소중하게 모으고 있지만 정작 수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 제대로 된 집사라고 할 수 없다. 장님에게 지팡이가 필수적인 것만큼 고양이에게 큰 역할과 기능을 차지하는 수염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을 알아보자.
# 촉각을 대신하는 ‘센서
고양이의 눈은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잘 보지 못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눈 위, 뺨, 턱 등에 나 있는 수염(whiskers)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받아들인다. 다른 털보다 2~3배 정도 더 깊이 박혀 있는 고양이의 수염은 모근 부분이 미세혈관과 신경으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수염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뇌로 신속하게 전달한다. 말하자면 고양이의 수염은 인간의 촉각 기능을 대신하는 ‘센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얼굴 바로 앞에서 깃털로 된 장난감을 흔들면 매우 활발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테이프로 이 수염을 고정시키고 나면 눈 앞에서 아무리 장난감을 흔들어도 고양이는 가만히 있을 것이다. 수염이라는 예민한 촉각 센서에 감지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 수염을 자르면 쥐를 잡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심지어 수염 근처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공기의 움직임까지 감지해 물체의 존재를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사냥을 할 때도 수염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 균형감각과 공간인식의 ‘바로미터’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도 중심을 잘 잡는다. 이처럼 늘 높은 곳에 올라가려는 성향을 지닌 고양이들에게 수염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고양이의 수염은 아주 민감한 신경 세포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 공기의 진동 등을 재빠르게 파악, 신속하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고양이는 좁은 통로도 마치 액체처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유연함으로 놀라움을 줄 때가 많다. 이렇게 좁은 공간을 들어가기 전, 고양이는 얼굴을 미리 넣어보고 자신의 몸이 통과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고양의 수염의 좌우 길이가 몸의 너비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공간을 파악하는 것이다.
# 기분을 알 수 있는 ‘시그널’
고양이가 기분이 좋거나 만족스러울 땐 구부러진 활처럼 양옆으로 늘어져 있는 상태 그대로 수염의 변화가 없다. 흥미를 느끼게 되면 수염이 앞을 향한다. 예를 들어 고양이와 장난감 쫓기 놀이를 할 때 고양이의 수염은 스윽 모아지면서 코 위치보다 더 앞쪽으로 뻗는다. 사냥 모드로 돌입, 기분 좋은 흥분이 시작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긴장을 했거나 겁을 먹었을 때는 수염이 볼 가까이로 물러나 있다.
# 수염이 잘리거나 불에 그을렸다면?
부주의로 고양이 수염이 잘려 나가거나 촛불 등에 그을린 경우 다시 자랄까? 모근이 손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수염도 다시 자란다. 만일 한 두 가닥이 손상됐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러 가닥이 훼손됐다면 당분간은 균형감각이나 평형감각을 유지하는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보호관찰이 필요하다.
<도움말 = 신오재 포레동물병원 수의사>
/ 이현주 기자 pmz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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