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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nCat백과

[D-Health] 무좀균이 개에 옮으면? - 개 피부사상균증

by PMzine 2020. 10. 22.
한번 걸리면 대청소 예약이요~

개 피부사상균증 | Canine Dermatophytosis

무좀! 사람에게 아주 골치아픈 피부질환이다.

무좀은 말하자면, 화장실 타일 틈새에 박혀있는 곰팡이처럼, 피부에 박혀서 자라는 곰팡이다.
안타깝게도 똑같은 종류의 곰팡이가 우리집 강아지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 
이름하야 ‘개 피부사상균증’이라는 피부병이다.

I. 증상

개 피부사상균증을 이해하기 전에, 무좀의 특징을 먼저 살펴보자.

간지러울 수도 있고, 피부가 까져 아플 수도 있다.
- 한쪽 발바닥에 걸렸는가 싶더니, 놔두면 다른 발가락, 반대쪽 발, 발톱에서 손톱까지도 옮을 수 있다.
- 한 명이 걸리면 식구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그런데도 결국은 옮는다.
- 한번 걸리면 낫는데 오래 걸린다.
- 고생해서 치료하고 나면, 전에 신었던 양말을 또 신은 게 무슨 죄라고, 재발해버린다.

 

개 피부사상균증도 무좀과 거의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피부보단 털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개 피부사상균증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살펴보자
 

▲털과 관련한 증상: 탈모
털이 빠져 맨살이 드러난다.
- 보통은 동그란 모양으로 빠지지만, 여러 부위가 겹치면 불규칙한 모양으로 보일 수도 있다.
- 탈모 부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넓어진다.
- 탈모 부위가 넓어지다보면 중앙부위에서 다시 털이 자라나, 마치 도넛 모양이 되곤 한다.
- 감염부위 털은 푸석푸석하고 쉽게 부러진다.

 

▲탈모 부위에서 보일 수 있는 다른 증상
- 피부가 빨갛다. 경계부위는 더 빨갛다.
- 피부 각질이 벗겨진다.
- 피부가 뽈록 솟아오른다. 농이 차 있을 수도 있다.
- 삼출물이 나온다. 삼출물은 밖으로 스며 나온 체액을 말한다.
- 딱지가 앉는다.
- 피부가 거뭇하게 착색된다.
- 간지러움증. 간지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애초에 피부사상균증은 증상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는데다가, 위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증상들을 하나하나 비교하여 결론을 내리려는 시도는 추천하지 않는다. 위에서 소개한 증상을 보고, 우리집 강아지가 피부병을 앓고 있다는 것 정도만 짐작해도 성공이다. 피부병의 치료 및 사후관리는 이른 시기에 할수록 유리하므로, 피부병이 의심된다면 지체없이 동물병원에 데려가도록 하자.

개 피부사상균증에 의한 증상은 이보다 더 심각하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독창(Kerion)
- 둥근 모양으로 탈모되며, 피부가 위로 솟는다.
- 피부 색이 붉게 변한다.
- 피부 안쪽은 감염으로 인해 혈액이나 농이 차 있다.
- 만지면 스폰지처럼 말랑말랑하다. (만지는 걸 추천하진 않는다)
- 농 및 혈액이 나와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전신감염
- 피부사상균증이 몸 전체에 많이 퍼져 있는 상태이다.
- 흔하지는 않지만, 면역이 약한 개에서 발생할 수 있다.
- 몸의 다양한 부위에서 피부사상균증 증상이 나타난다.
- 지루증, 즉 피지분비가 과다하여 끈적끈적한 비듬이 생긴다.

 

▲발톱감염
- 사람의 발톱무좀과 비슷하다.
- 발톱이 건조하고, 깨지며, 부스러진다.
- 발톱의 모양이 변형되기도 한다.

 

피부사상균증은 곰팡이감염이기 때문에, 더 잘 걸리는 견종이 따로 있지는 않다. 다만 개의 면역력에 따라서 발생이 달라지는데, 면역력은 어린 강아지나 몇몇 질병에 걸리거나 특정 약물을 사용하는 개에서 약하며, 따라서 이들에게서 피부사상균증이 잘 발생한다.

II. 원인

▲원인 피부사상균
개 피부사상균증과 사람의 무좀 모두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에 감염되어서 발생한다. 피부사상균은 각질을 좋아하기 때문에 각질이 풍부한 조직에 감염되어 증식한다. 각질조직에는 대표적으로 털, 피부, 손발톱이 있다. 털에서 증식하던 피부사상균은 옆에 있는 다른 털로 옮겨간다. 털을 옮겨갈 때 사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탈모도 원형으로 생기는 것이다.

개 피부사상균증의 원인이 되는 주요한 피부사상균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Microsporum canis, Micorsporum gypseum, Trichophyton mentagrophytes이 그것이다. 사람의 무좀균은 Microsporum audouinii로 친척관계라 할 수 있다.
 

▲피부사상균이 옮는 경로
개 피부병의 원인이 되는 피부사상균 3가지 중, 하나는 개와 고양이에 잘 감염되고 (M. canis), 하나는 설치류나 토끼에 잘 감염되며(T. mentagrophytes), 하나는 흙 속에 산다 (M. gypseum).

이는 곧 강아지가 피부사상균증에 감염될 수 있는 경로와 직결된다. 즉, 고양이나 토끼, 설치류(기니피그, 햄스터, 고슴도치 등)와 함께 사는 강아지나, 실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며 흙과 접촉이 많은 강아지는 특히 피부사상균증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고양이 중에는 피부사상균에 감염되었으면서도 전혀 증상을 보이지 않는 고양이가 있다. 그래서 자신은 멀쩡하면서 주변의 다른 동물에게 옮기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

피부사상균은 포자를 만들어 오랫동안 살 수 있다. 이 탓에, 피부사상균증에 걸린 강아지에게서 빠진 털이 집에 돌아다니다가, 다른 동물에게 옮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다시 감염되기도 한다.

피부사상균이 개나 고양이에서 사람에게로 옮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엔 빨간색 동그란 테두리가 피부에 생겨 점점 커지는데, 이를 링웜(ringworm)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피부병이 생긴 동물을 만진 후에는 잘 씻는 것이 좋다. 반대로, 사람 무좀으로부터 강아지가 감염되는 것도, 흔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다.
 

▲피부사상균이 옮는 부위
개의 피부사상균증 감염은 결국 흙이나 다른 동물의 털로부터 접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접촉이 일어나는 어느 위치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접촉이 많은 부위인 얼굴, 다리, 발바닥, 꼬리 부분에 피부사상균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III. 진단

개 피부사상균증의 증상 중에는 원형탈모, 즉 동그랗게 털이 빠지는 것이 가장 특징적이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다른 질병들이 있다. 정확한 원인 진단을 위해서 수의사는 다음 과정을 거칠 것이다.
 

▲문진과 신체검사
- 여느 질병과 마찬가지로 문진과 신체검사가 질병진단의 기본이다. 동거하는 다른 동물(고양이, 토끼, 설치류 등)이 있는지, 다른 동물에게서 피부병 증세가 있었는지, 실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지, 증상이 발생한지 얼마나 되었는지, 어떻게 증상이 변해갔는지, 앓았던 질병이나 복용한 약물의 이름 등을 미리 준비해가면 문진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나,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이력이 있었는지는 잊지 말고 말하자.
 

▲스크리닝(Screening) 검사
- 스크리닝 검사란 정확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간편하고 쉽게 질병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검사를 말한다. 개 피부사상균증의 스크리닝 검사에는 우드라이트 검사 (Wood's light examination), 현미경검사 등이 있다. 이 검사를 통해서 원인이 되는 피부사상균을 발견하면 다행이지만, 확인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진균 배양
- 가장 신뢰할만한 진단방법이다. 강아지의 털을 뽑아서 배양시켜, 시간이 지난 후에 피부사상균의 증식여부와 종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1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IV. 치료

개 피부사상균증의 치료과정은 격리, 감염치료, 환경소독의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격리
- [원인] 부분에서 설명하였듯, 피부사상균은 개, 고양이, 설치류, 사람 간에 서로 옮을 수 있다. 함께 기르고 있는 다른 반려동물에게 옮는 것도 문제지만, 식구들에게 옮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어린아이나 면역이 약한 노인, 환자가 취약하다.

곰팡이 감염은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한번 앓았다고 해서 다시 걸리지 않을만큼 강력한 면역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한 동물의 치료가 끝나기 전에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옮으면, 그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으로부터 다시 감염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 온 식구와 반려동물들이 다같이 병원에 가는 일이 없도록, 제 때에 격리시키도록 하자.
 

▲감염의 치료
- 국소치료: 항진균 효과, 즉 곰팡이를 죽이는 효과가 있는 연고 및 샴푸를 사용한다. 특히 샴푸는 피부사상균이 주변 환경이나 다른 동물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피부사상균이 치료된 후에도 환경이 오염되어 있어 재감염되는 경우가 흔한데, 샴푸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덜 오염시킬 수 있는 것이다. 샴푸는 주 1-2회 해주면 좋다. 몸의 일부분만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매일 연고를 발라주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국소치료는 최소 1-2달 지속하면서 효과를 평가해주어야 한다.
 

- 전신치료 (약물복용): 감염이 온몸으로 진행되었거나, 국소치료가 효과를 보지 못할 때 시도한다. 몇 가지 약물 중에서 가격,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한다. 어떤 약물은 부작용이 적은 대신 단가가 비싸고, 어떤 약물은 초기에 구토증상이 심하다가 이내 적응하며, 어떤 약물은 밥과 함께 먹여야 하고, 어떤 약물은 공복에 먹여야 한다. 수의사가 추천해주는 약물에 대한 주의사항을 잘 듣고 따르도록 하자. 전신치료도 최소 1달 이상 지속하여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겉보기에 증상이 사라진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증상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감염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며, 무심코 치료를 그만두었다가 재발할 수 있다. 이 탓에 수의사는 격주, 혹은 달마다 진균배양 테스트를 반복할 것이다. 진균배양에서 무감염상태가 2번 확인된 후에 치료를 종료하는 것이 추천된다.
 

- 삭모: 털을 깎는 것도 치료의 한 가지 옵션이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이라면, 감염된 털을 상당량 제거하므로 환경의 오염을 줄일 수 있고, 국소치료가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털을 깎는 과정에서 피부사상균이 주변으로 퍼지기 때문에, 얼마간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삭모 진행 여부는 수의사와 상의하여 판단하도록 하자.
 

▲환경의 소독 및 예방
- 피부사상균이 만들어낸 포자는 1년 이상 살아있을 수 있다. 피부사상균에 감염된 강아지에게서 빠지는 털과 곰팡이 포자는 우리집을 오염시키며, 강아지를 다시 감염시킬 수도 있고, 식구들과 다른 반려동물에게 옮을 수도 있다. 따라서 피부사상균 포자와 감염된 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아쉽게도 피부사상균 포자를 완전히 박멸할 수 있는 소독제는 농축 락스나 포르말린 뿐이며,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독성이 너무 강하여 부적절하다.

곰팡이 포자 제거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아래에 소개한다.

- 강아지의 침구류, 넥칼라, 빗, 장난감 등, 접촉이 있었던 기구를 모두 폐기한다.
- 바닥, 카펫, 가구 구석구석, 진공청소기로 감염된 털을 제거한다. 진공청소기 백은 사용 후에 폐기한다.
에어컨 필터도 새로 갈거나 청소한다.
- 가구나 바닥 표면을 1:10으로 희석한 락스로 닦는다. 단, 락스로 변색/손상될만한 가구가 있는지 주의하고, 반려동물이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 피부사상균증에 걸린 강아지와 놀거나 만진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다.
함께 생활하는 고양이나 설치류, 다른 강아지도 병원에 데려가, 피부사상균 검사를 받는다. 감염되어 있다면 모두 격리시키고 치료한다.

 

V. 맺음말

피부병은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원인이 전혀 다를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 방향이 정반대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긁고 탈모가 생긴 강아지는 아토피나 알러지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스테로이드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피부사상균에서도 똑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만약 피부사상균증에서 스테로이드 약제를 사용하였다면, 강아지의 피부 전체가 끔찍하게 망가져버리고 만다. 수의사와의 상의 없이 이 글에서 소개한 증상으로 미루어 진단하려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피부사상균증을 비롯한 곰팡이 감염증은 사람에게 옮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특히 어린아이는 면역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옮으며, 치료하려면 독성이 강한 약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만일 우리집 강아지가 피부사상균증에 걸렸다면, 잠시 동안은 불편하고 마음 아프겠지만, 완치될 때 까지는 반드시 격리시키고 접촉을 줄이도록 하자.

 

김 건 인턴기자  pmz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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