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은 심리적 안정감 제공하는 고양이의 아지트
냥이가 안보여서 한참 찾아다니다 보면 냉장고 위에 웅크리고 앉아서 식구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더러 있을 것이다. 집안에서 가장 전망 좋고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서일까? 고양이는 왜 장롱이나 냉장고 같은 높은 곳에 기를 쓰고 오르려고 하는 걸까?
야생동물 행동 전문가인 브리짓 레트(Bridget Lehet)는 반려동물 전문 매체인 ‘펫엠디’와의 인터뷰에서 “나무 등의 높은 장소는 고양이 같은 야생 동물들에게 약탈자의 위협을 벗어나 식사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일 뿐 아니라 맹금류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며 “오늘날 고양이가 살고 있는 집안에 하이에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강아지나 어린 아이들 같은 다른 성가신 위협이 존재한다. 이럴 때 자기만의 ‘높은 곳’이 있으면 그리 피신해 안전하게 집안을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야생동물의 본능이 남아있는 고양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높은 곳’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 통로, 선반, 벽 속의 은신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집 안에 고양이가 쉴 수 있는 버티컬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고양이 행동 컨설턴트인 카테나 존스(Katenna Jones)는 “도시 생활자들은 점점 아파트 크기를 늘려 가고 싶어한다. 고양이들도 마찬가지다”며 “좁은 집안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고양이에게는 집이 작을수록 ‘수직 공간(vertical space)’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자 등을 여러 개 쌓아 올려 계단을 만들어두는 것도 좋고, 징검다리처럼 선반을 여러 개 설치하는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선반이나 계단 표면을 잘 미끌어지지 않는 재질로 감싸거나 덮어두도록 한다.
높이는 곧 지위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레트는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울 경우, 집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고양이는 무리 중 가장 서열이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바로 그 위치를 통해 자신의 ‘영역’을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나 다른 동물들의 활동을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 집에서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면 고양이 각자마다 쉴 수 있는 수직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petmagazine pmzine@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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